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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사회복무요원) 훈련소 일기_[5]배식당번

누히 2018. 6. 13. 21:05
훈련소 일기_[5]정신교육, 도수제식


훈련소 5일차, 월요일이다.
주말도 보내고 동기들과 어느정도 친해졌다.(동기끼리 친해져야 생활이 편하다.)
6시 기상 후 아침점호를 실시한다. 연병장 뺑뺑이 후 아침 식사를 하러간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훈련소 생활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동기들과 빨리 친해지는게 좋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전투복으로 환복한 뒤 여태껏 배웠던 도수제식을 평가받는다.
[좌, 우, 뒤 돌기. 제자리 앉기 등]


우리들이 생각한 모습(사진, 대한민국 국군 ROKA / CC BY-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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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사진, 서석관/ )


분대원들을 절반으로 나눠 분대장 앞에 일렬로 선 채로 평가한다.
예행연습으로 몇번 해보니 다들 잘한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환복하고 대기를 하다가, 다시 환복을 하고 점심 먹으러 나간다.

★ 최대한 빨리 옷 갈아입는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자 


점심 이후 다시 생활복으로 환복 후에 펜과 교보재를 지참하여 강의실에 모인다.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된다. 첫 수업은 [정신교육]이다. 교육의 주제는 대한민국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1945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남북전쟁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전쟁 역사를 다룬다.

수업은 '북한은 주적이다.' 라는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북한의 무기(핵미사일), 군사력 등에 대해 설명을 함과 더불어
왜 우리가 이렇게 맞서 싸워야 하는지,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누리고 있는 혜택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
(그런데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니.. 이런게 바로 세뇌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훈련소 생활을 겪으며 들었던 생각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모든 군인들은 존경받아야할 대상이다. 이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복무 중인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내가 지금 이렇게 편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는 잔뜩 긴장한 채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둘째, 사회라는 커다란 집단 안에서(군대라는 작은 사회에서 느꼈지만) 개개인은 그저 부속품에 불과한게 아닌가 싶다.
교번은 내 이름이었고, 모든 일은 교번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교번을 통해 서로를 감시하게 끔 만드는 구조는
나는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물론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이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사족이 길었다.


저녁을 먹기 전 연병장 뺑뺑이를 돈다.
(배식 분대 제외 - 배식 분대는 뜀뛰기를 하지 않고 바로 식사한다.)

아침은 1.5km 저녁은 3km이다.
매번 뜀걸음 열외자를 조사하는데 그들은 걸어간다. 다른 건 몰라도 뜀걸음 열외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밖은 추워서 땀 내는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배식 

각 소대가 1주일씩 번갈아가며 배식을 한다. 식사를 먼저 하고 배식 후 뒷정리를 한다. 업무는 다음과 같다.

· 매니저 : 분대장들을 도와 배식 업무를 총괄한다.

· 메인 반찬 : 욕을 먹는다.

· 국, 부식 : 메인 반찬보다는 덜 욕 먹는다.

· 마킹 : 훈련병들의 교번을 마킹하며 인원을 파악한다.

· 테이블 정리 및 안내 : 행주로 테이블을 닦으며, 훈련병들을 앉힌다.

· 분리수거 쓰레기 : 김, 아이스크림 등 여러 부식으로 나오는 비닐, 플라스틱류의 불가식 쓰레기를 수거한다.


배식 차를 세팅하고, 식재료 운반 및 설거지는 덤이다. 세척장 바닥도 박박 닦는다.
척추, 허리, 손목 나가기 쉬우니 정말 조심하자.
대신 전화 포상을 준다. (나는 안했다.)


취침 전에 분대장 지시하에 '체력단련'을 실시한다.
종목은 [팔굽혀펴기, 플랭크]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오지만 개의치 않는다. 다들 즐거워한다.


관물대 서랍에 붙어있는 체력 진단 그래프에 자신의 팔굽혀펴기 횟수를 마킹펜으로 기록한다.
그래프는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가 있다.

4주 뒤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지만 시험공부를 전날에 하듯, 기록하는 일 역시 마지막날에 부랴부랴 작성한다고 한다.)


저녁 점호를 끝으로 소등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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