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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사회복무요원) 훈련소 일기_[6]총기분해

누히 2018. 6. 18. 11:15

공익(사회복무요원) 훈련소 일기_[6]총기분해


아침 6시, 마지막시 불침번이 생활관 문을 열고 불을 킨다.
불침번은 서둘러 장구류를 정리하고 생활복으로 환복하고 있다.

세면장으로 가 씻은 후에 방상외피까지 입으며 야외점호를 한다. 춥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점호는 인원파악, 육군훈련소가 및 애국가 제창, 조국기도문 낭독, 국군도수체조를 한다.
연병장 1.5km 뜀뛰기를 실시한다. 아침 공기는 선선하다.

아침식사 메뉴는 제육볶음, 부대찌개가 나왔다. 앞으로도 자주 나오지만 제육볶음 존맛이다.

8시 30분, 임무분담 청소를 실시한다. 임무 역할은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

공익(사회복무요원) 훈련소 일지_[3]주말-토요일

청소가 끝나면 강의실로 모여 총기교육을 받는다.


M16A1(사진)

우리가 사용할 소총이다. 실제로 보면 엄청 낡았다.
K-2를 사용하는 현역과는 다르게 공익은 M16을 사용한다.
총기번호 7자리는 나중에 물어본다. 외우자


집총제식 영상을 시청하며 기본적인 소총 조작 방법을 배운다.

'받들어 총, 세워 총, 어깨 걸어 총' 등등..

소총의 구조와 명칭에 대해서도 배우는데(노리쇠, 조정간, 장전 손잡이, 총열 덮개, 가늠자 등등)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까이다보면 외워지니 걱정하지 말자.


조정간(사진)


10시 30분,  총기분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완전분해 하는 건 아니니 걱정할 건 없다.

분대장이 총기 분해도를 가지고 온다. K-2 뒷면에는 M16A1 이 있다.
K-2 받았다고 당황하지 말자.

분해도에 부품 각각의 명칭과 모양이 그려져 있으니 헷갈리는 일은 없을 거다.


총기분해

1. 소총끈을 풀어 걸리적거리는 걸 없앤다.

2. 소총을 잡고 개머리판 부분을 바닥에 탕!탕! 찍어치다보면 가운데 있는 '나사'가 살살 빠진다.

팁이라고 하면, 나사 반대편을 손가락으로 밀어주면서 빼면 잘된다. 뾰족한거(펜 등)로 눌러주면 잘 된다.

3. 양쪽 나사 둘을 제거하면 소총이 반토막이 나는데, 아래 뭉치는 던져버리고 윗뭉치(총구 부분)만 보면 된다.

4. 윗뭉치 - 장전손잡이, 노리쇠 뭉치를 빼낸다.

5. 노리쇠 뭉치 - 공이 고정핀을 제거하고(바늘같이 뾰족한 거로 빼야한다.) 공이를 빼낸다.

6. 노리쇠 고정핀을 돌려 해제한 뒤, 노리쇠를 빼면 끝이다.

총기 '안전검사' 를 실시해보며 사격훈련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


총기분해를 하고 보니 내 손이 엉망진창인 것을 알 수 있다.
손가락이 헐어서 너무 아프다.

매일 그렇듯이 '비타민 요정' 이라고 불리는 소대장 훈련병이 비타민 약고려은단 비타민C(KVC 1000)을 준다.

약을 줌과 동시에 훈련병들의 체온을 재며 돌아다닌다.
수료할 즈음에는 여분이 넘쳐서 가지고 놀았다.

손 때문에 의무실에 신청했지만, 가도 뭐 해주는게 없대서 당직 테이블에서 밴드만 받았다.
방문하기 힘들 뿐더러 검진은 진짜 대충본다. 뉴스에 나오는 일이 거짓말이 아니다.

입소하기 전에 걷어갔던 약품을 이 날 받았던 것 같다.

약 복용 시간에 방송으로 호명한다.


중대 비상 사건

점심을 먹고, 목욕탕을 갔다. 뜨신 물로 샤워하고 있는데 바깥이 소란스러워 나왔더니 난리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담배를 펴서 중대 전체가 뒤집어진 것. 비상 상황이다.

목욕탕 안에는 화장실이 있는데 그 안에서 누가 담배를 폈나보다. 진짜 엿된건가 싶었다.

주섬주섬 눈치보며 옷을 걸쳐입는다. 넘 무서워.. 이렇게까지 화낸 적이 없었는데. 분위기가 험악했다.
분대장이 소리 지르고, 자수를 권하지만 나오는 사람은 없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계속 갇혀있다가 중대건물 앞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는다.

방상외피 부터 시작해 방상내피, 생활복, 세면도구, 신발.. 분대장이 한명씩 검사를 한다.


나는 이런 상황에 괜히 쫄려서 의심가는 행동을 한다.

바깥은 영하의 날씨라 벌벌 떨며 검사를 받는데 물건 떨구고, 눈치 계속 보고..

심장이 쿵쾅쿵쾅 미칠 것 같았다. 그래도 나오지 않자 일단 들여보내준다.

생활관으로 돌아와 모든 훈련병들은 정자세로 앉아 대기한다.

중대 내에서 대대적인 소지품 검사를 실시한다.
(며칠 전 받은 건빵을 남겨서 숨겨놨었는데 이날 허겁지겁 입에 털어넣었다. 별사탕 다버렸어.)

각 분대장들이 들어와 훈련병들 가방을 꺼내고, 관물대 검사를 하는데
검사하는 분대장 얼굴은 시뻘게졌고, 땀에 흠뻑 젖었다. 고생하는 우리 분대장님.

..

그럼에도 범인은 나오지 않았고 중대장님의 훈계를 들으며 그렇게 담배 소동은 일단락 되었다.

제발,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자.

강제 퇴소 당하면, 교육받은 훈련 이후 날짜부터 재입소해야한다.



강의실에 모여 '정신교육'을 받은 뒤, 생활관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체력검사를 실시한다.

나중에 2차 체력검사를 위한 기록을 남기는 것 뿐이다.


이후 일과는 매번 동일하다. 

불침번의 소등과 함께 취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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